근무지를 선택하는 일은 오래된 고민이다. 시험에 응시하지 않은 건 다음날 면접이 있어서, 그리고 부산이여서다. 부산이 왜 싫은가?

1. 마음 나눌만한 친구가 서울에 '더' 많다. 부산엔 이키, 치영, 용간, 다윗, 형지 정도 뿐이다. 서울에서 6년간 구축한 네트워크가 그렇게 협소하진 않다.

2. 부산에서 안 좋은 추억이 서울 보다 '더' 많다.

3. 자유롭게 살고 싶다. 부산에서 근무하면 과연 독립 할 수 있을까? 노노. 부모님과 같이 사는 것도 분명 즐거운 일이긴 하지만, 많이 답답할 것이다. 

4. 가족들의 삶을 내가 변화시킬 수 있으리란 건 어쩌면 착각과 오만일지도 모른다. 분명 같이 살면 누나에게 도움되는 조언? 상담도 많이 하고, 엄마와 아빠가 훨씬 행복하게 살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 내가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고등학교 시절 그대로 발전없이 머무는 것이다.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가족들의 행복도 함께 줄어 들지 않을까?

5. 물론 서울에 살면 단점들도 많이 존재한다. 생활비, 외로움. 
(이 외로움 중엔 가족들이 해결해 줄수 있는 부분도 있고, 없는 부분도 있다.  )

6. 서울에 재밌는 곳이 더 많다. 

*가족의 대소사를 챙기지 못하는게, 그리고 실제로 어떤 '모양'으로 살고 있는지 알 수 없는게 서울에 있는 단점이다. > 하지만 분명 부모님들은 자기들의 삶이 있고, 예전(5~10년전)보다 지금 훨씬 안정되게 살고 있는게 안심이 되긴 한다.

7. 이런 고민들의 절반 정도는 내 이기심 때문이다. 

8.연애; 우리 집에 데리고 올수 없잖아.

9. 독립; 부모님과 한 방에서(!) 산지 햇수로만 20여년 정도. (더구나 공익 시절까지)
이젠 독립해야 하지 않나? 물론 부모님과 줄곧 잘만 사는 친구들도 많긴 하지만, 난,

10. 부모님과 생활을 같이 하는 것보다는 주말만 같이 하는게 어쩌면 더 관계에 나을 수도 있다. 장거리 연애처럼.

11. 부산에 일단 내려가면, 서울 지점으로 오는게 쉬울까?

12. 부산에선 사실상 근무 후 공부를 하기 어렵다,,
> 적어도 딴 짓은 안할텐데!

13. 부산이어서, 서울이 아니어서.

14. 이제 난 서울에서 혼자 살아도 괜찮을 만큼 충분히 튼튼하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e man who want to improve his english  (0) 2019.12.29

설정

트랙백

댓글

좋아하는 것

음식; 귤과 딸기, 포도 바나나와 다른 수 많은 과일들, (가끔씩 먹는) 초콜릿, 과자, 케이크, 빵(제과점도, 삼립과 샤니도 좋다), 적당한 양의 고기(삼겸살, 목살 등등), 닭으로 만든 요리들(닭갈비, 치킨, 백숙 등), 돈까스 정식, 맛있게 지어진 밥, 가끔씩 먹는 라면, 짜파게티, 스파게티 등의 면요리

취미; 책읽기, 그림그리기? 음악듣기, 영화보기, 가끔씩 산책하고 햇볕쐬기
가끔씩은 박물관이나 미술관, 고궁에 산책가고 싶다. 혼자선 너무 쓸쓸하고.
컴퓨터로 무언가 하는 것.

싫어하는 것 (+어중간한 것)

각종 스포츠를 내가 직접 하는 것(친구들과 함께하는 배드민턴, 볼링, 당구정도는 좋다. 구기종목에 최악)
계획이 틀어지는 것; 늦잠자고 수업빼먹거나 지각하면 기분 최악.
원하지 않은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야만 할때
노래방; 노래부르는 게 싫진않은데, 나는 우선 노래를 못하니 주춤하게 되고 결정적으로 너무 시끄러워 청력에 손상을 준다. 그리고 청력은 회복할 방법도 없다.

설정

트랙백

댓글

저자: 홍인혜
출판사: 달

아는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홍인혜씨는 '루나파크'라는 홈페이지를 통해서 일기형식의 카툰을 연재하고 있다.
나는 07년도부터 알게되어 심심할때마다 종종 들렀었는데, 작년쯤이었나, 외국생활에 대한 글이 연재가 되었었다.
그리고 이번에 그녀의 런던생활기가 에세이로 출간되었다.

지금 막 책을 덮고 드는 생각은 우선 '짧다'는 것. 책 읽는 속도가 느린 나인데도, 대략 네다섯시간만에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짧은 분량은 흠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에세이는, 특히 여행기는 독자들에게 너무 부담스럽게 다가와선 안되니까.
적절히 배치된 여백과 예쁜 사진 덕분에 수월히 읽을 수 있었다. 

내용에 있어선, 수록된 글 하나하나가 감성적이고 정감이 갔고, 또 그 중 따뜻한 글들도 더러 있었다.
떠나온 내용을 설명하는 처음 부분에선 그녀가 그렇게 훌쩍 떠날 수 있었던 게 부러웠고 시샘이 갔다.
중간쯤 읽으며 루나파크에서 그랬던 것처럼 참 소심하고, 또 친절하고 풍부한 감정을 지닌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소심한 사람이라 "맞아", "그래" 마음속으로 이렇게 되뇌이기도 했고. 플랏 옆 쓰레기장에 갇혔다 탈출한 이야기를 비롯한 우여곡절들은 한심하기도 했고 또 귀여웠다. 그리고 생각한게 "나만 멍청한 실수를 하는건 아니구나....=) "
마지막 부분에선 여행을 통해 성숙해진 생각들을 볼 수 있는데, 사실 그 중 몇몇은 일기장에 적을법한 결심들을 담고 있어서
'피식' 웃었다.

292p "...배우고 싶은 게 있으면 '그게 돈 버는 데 무슨 소용' 하는 생각 따위는 접고 배워야겠다. 물론 저축도 꾸준히 해나가야겠다..."

어느 순간부터 느낀 거지만 삶에서 통용되는 진리들은 정말 소소하고, 어찌보면 유치한 말로 밖에는 표현될 수 없는 것 같다.

"...그의 해바라기 앞에서 난 전혜린의 글을 생각했고, 나를 생각했다. 결국 더 뜨겁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229p)
"조금 더 자주 산책하고 음악도 들어야지"
"작고 사소한 일에 성실하기"                        등등..

황인혜씨가 "행복은 프리즘"이라고 얘기했듯이, 나도 책을 읽는 내내 그녀가 많이 부러웠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그림을 통해 능숙하게 전달 할 수 있다는 것, 영국에서 생활했다는 것 그 자체, 여러모로 능력있는 사람이라는 것, 풍부한 감정을 가졌다는 것, 이 모든 것이 부러웠다.

그처럼 나도 훌쩍 떠나고 싶다.

 

설정

트랙백

댓글